[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버스안의 음악회▼

지난 일요일 저녁, 9번가로 향하던 버스 속에서의 일이다. 교통체증이 심해 10블록을 가는데 40분이나 걸릴 정도였다. 짜증이 난 승객들이 투덜대기 시작하자 한 중년 남자가 가죽가방을 열더니 클라리넷을 꺼내 ‘대니 보이’를 연주했다. 승객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한 멋들어진 가락이었다. 승객들이 ‘앙코르’를 외치자 그 남자는 옆에 서있던 한 부인에게 “‘베사메 무초’를 반주할 테니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느냐”고 청했다. 망설이던 부인은 자세를 가다듬더니 아름다운 목소리로 한 곡조 뽑았다. 노래가 끝난 후 박수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그 여자가 남자에게 물었다. “내가 가수인 줄 어떻게 알았어요.” 남자는 빙그레 웃으며 “척 보면 압니다”라고 말했다.

▼'외계인 로봇'▼

네 살난 가브리엘이 엄마를 따라 소니사가 마련한 기술상품 전시실에 갔다. 전시품 중 가장 좋아한 것은 ‘B.B. 원더보트’라는 금속 로봇으로 눈을 번쩍거리며 말을 하고 고개를 움직이는 ‘살아 있는 로봇’이었다. 로봇은 가브리엘이 다가가자 이름과 나이를 물었다. 그가 대답하자 “가브리엘, 어디서 왔니”라고 로봇이 다시 물었다. 그말에 정신이 ‘뿅’나간 가브리엘은 마룻바닥을 쳐다보며 나지막이 대꾸했다.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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