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염증성 장질환]아랫배 살살 아프고 몸무게 줄면…

  • 입력 2000년 3월 7일 20시 06분


[건강/염증성 장질환]아랫배 살살 아프고 몸무게 줄면…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베체트 장염 등 장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 세균 또는 바이러스성 장염 등 일시적인 염증과는 차원이 다르다. 20, 30대에서 발병율이 높고 남녀 차이는 없다. 완치가 불가능하나 잘 치료하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궤양성 대장염〓1980년대초엔 환자 한명만 나타나도 학회에 보고됐지만 현재는 4000여명에 이른다. 대장을 전부 잘라내면 완치된다. 크론병과 달리 염증 부위가 모두 이어져 있는 것이 특징. 비흡연자의 발병율이 높다. 특히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 니코틴 패치가 치료제로 사용된다.

▽크론병〓1932년 미국 의사 크론이 발견. 최근까지 백인에게 많고 동양인 흑인에게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약 20만명의 환자가 있지만 국내에는 몇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했던 것이 1990년대 중반 이후 급증, 현재 1000여명으로 추정. 특히 흡연자가 잘 걸리며 발병 후 담배를 끊지 않으면 병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수술 후 재발율도 높다.

청소년에 발병하면 키와 체중이 늘지 않는 성장장애에 걸리기 쉽다. 염증이 소장을 침범해 영양소 흡수장애가 발생하기 때문. 수술로 잘라내도 자주 재발해 ‘골치아픈 병’으로 통한다.

▽베체트 장염〓베체트병은 1937년 터키 피부과의사 베체트가 발견. 입안 피부 안구 외음부 장 등에 염증을 일으킨다. 실크로드를 따라 한국 일본 중국 지중해 연안국가 등에서 환자의 발생 빈도가 높아 ‘실크로드병’으로도 불린다. 국내 추정 환자수는 2만여명이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베체트 클리닉에 등록된 환자만 5000여명. 이중 3∼5%가 장에 문제가 있는 베체트 장염이다.

확실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 △대변검사 △대장내시경 △대장 소장 X레이 촬영 △조직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을 내릴 뿐이다.

심한 스트레스나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에는 면역억제제 항암제 항염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증세가 심하거나 자주 재발하면 대장절제술 등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음식은 다 먹어도 좋지만 ‘식이일지’에 그 음식에 대한 몸의 반응을 자세히 기록해 피할 것은 피한다. 일반적으로 맵거나 짠 음식이나 술 담배 커피 등 자극적인 것은 좋지않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크론병 발생 빈도가 낮다는 보고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병에 걸린 지 10년 이상 지나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으므로 매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도움말〓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과학교실 김원호교수 02-361-5435,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소화기내과 양석균교수 02-2224-3901)

▼당신의 腸점수는▼

"50점이상 나오면 빨리 병원에 가보세요"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학교실 김원호교수가 개발한 ‘염증성 장질환 체크리스트’. 측정기준은 최근 2주간.

1. 방귀로 문제가 된 적이 없다.

2. 평균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지 않다.

3. 긴장감이 없고 마음이 편하다.

4. 설사 복통 등으로 운동이나 여가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이 없다.

5. 지치고 피곤한 증세가 없다.

6. 설사 복통 등으로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적이 없다.

7. 복통이 없다.

8. 설사 복통 등으로 우울하거나 낙심한 적이 없다.

9. 변을 본 직후 잔변감이 없이 상쾌한 기분이 든다.

10. 설사 복통 등으로 화가 난 적이 없다.

<채점과 평가>

심한 정도에 따라 1∼7점으로 점수를 매긴다. ‘항상 그렇다’는 1점, ‘보통’은 4점, ‘전혀 그렇지 않다’는 7점. 최하 7점, 최고 70점.

▽30점 이하〓질병이 거의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 그러나 설사가 석달 이상 계속되고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염증성 장질환이 의심되므로 병원에 간다.

▽31∼49점〓중간 정도. 진료 뒤 필요할 경우 치료.

▽50점 이상〓심한 염증성 장질환 환자.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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