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국내 최고연봉 3억 'OK'

  • 입력 2000년 2월 24일 19시 39분


국내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억 연봉시대’가 열렸다.

첫 테이프의 주인공은 프로야구의 ‘사자 왕’ 이승엽(24·삼성).

지난해 54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이승엽 신드롬’을 일으켰던 그는 24일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지에서 김재하단장과 만나 지난해 연봉 1억1000만원보다 무려 172.7%가 오른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이승엽은 1년계약만으로도 자유계약선수(FA)가 돼 3년간 총 8억원에 다년계약을 한 팀 선배 이강철 김동수(평균 2억6667만원)를 제치고 국내프로야구 최고연봉 선수가 됐다.

이승엽은 또 프로축구의 김도훈(전북·2억7000만원)과 프로농구의 이상민(현대) 서장훈(SK· 이상 2억2000만원)마저 훌쩍 뛰어넘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었던 프로야구가 연봉 톱 랭커를 배출하는데 기여했다.

구단이 제시한 금액에 흔쾌히 도장을 맡긴 이승엽은 “선수협의회 등 프로야구 현실을 감안해 연봉문제로 왈가왈부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구단에서 최고대우를 약속했고 3억원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어 미련없이 도장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성적에 따른 옵션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3억원의 순수 연봉외에 상금 보너스 CF출연료를 합친 총소득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의 ‘선수 재벌’이 될 전망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각종 상금과 보너스로만 1억여원을 벌어들였고 삼성그룹과 삼성투자신탁 광고모델로 받은 5억2000만원을 더하면 6억원 이상의 가외소득을 올렸다.

올해는 프로축구의 ‘황새’ 황선홍(수원 삼성)이 연봉 2억5000만원에 출전수당 등 옵션계약을 합쳐 6억원을 확보해둔 상태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이승엽의 인기를 감안하면 그의 2연패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이승엽이 경계하는 부분은 순수 연봉랭킹. ‘이승엽+α’를 주장하며 그의 연봉협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지난해 다승왕 정민태(현대)가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장에서 이날 밤 도착하는 김용휘단장과 협상 테이블에 앉기 때문이다.

정민태는 “이승엽의 연봉계약을 축하한다”면서도 “3억원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해 그 이상을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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