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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월 30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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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국화가 산과 들의 풍경을 묘사한 것에 비하면 그의 화면은 보다 현대적인 감각을 담고 있다. 추상적인 느낌이 강조된 물결무늬와 형태를 단순화한 새 등 전체적인 표현양식에서 이같은 점을 볼 수 있다. 또 현대 서양화에서처럼 신문지와 사진을 화면위에 오려붙이기도 한다. 전통 한국화의 재료인 수묵을 이용하면서도 현대적인 표현기법을 수용했다.
그의 화면은 대개 바람이 불어 물결이 가득 이는 수면을 연상시킨다. 구부러진 수천개의 선이 가득하다. 그 위를 큰 새가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형상이다. 흘러가는 물결과 날아가는 새는 모두 머물지 않고 어디로 사라져간다는 느낌을 준다. 흘러가고 날아가는 것을 순간적으로 정지시킨 화면은 금방 닥칠 움직임이 감지돼 긴장감을 느끼게한다.
한편으로는 물비늘의 색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면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이 강조된다. 이같은 아름다움과 동시에 인간과 자연이 시간속에서 덧없이 사라져가는 모습이 겹쳐져 애상을 자아낸다.
홍익대와 중앙대대학원을 졸업한 정명희는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금강을 소재로 한 작품을 여러차례 발표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영국 대영박물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있다.
서울전시에 이어 3월2일부터 8일까지 대전에서도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갤러리사비나 02-736-4371 공평아트센터 02-733-9512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