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잠 충분히 자야 기억력 좋아

  • 입력 2000년 1월 24일 22시 15분


시험때 밤새워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이라는 말도 있다. 과연 그럴까?

최근 사람과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기억력을 강화시킨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잠은 피곤한 몸과 정신을 쉬게 해 주는 휴식시간일 뿐 만 아니라 기억력을 강화시키는데 아주 유익한 시간이다. 우리 뇌는 외부의 자극이 없는 수면시간 동안 평소에 익힌 지식이나 기술, 운동하는 방법을 다시 한 번 반복 연습해 기억한다.

쥐는 낯선 환경에 있을 때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가 활성화되는데 그 후 곧바로 잠을 자도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는 계속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전날 밤 충분히 잠을 자고 시험을 친 학생들과 잠을 자지 않고 밤새워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친 학생들의 성적을 비교해 보면 잠을 자고 시험친 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게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뇌신경세포는 일정 시간 이상 계속 자극을 받게 되면 반응을 하지 않는 불응기가 된다. 이 불응기는 지친 대뇌 신경세포를 쉬게 해주는 자기 방위 반응이다. 수면은 정신이 계속 자극을 받아 피로해지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지친 뇌 신경세포와 신체를 쉬게 하여 다음 번 자극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집중력에 가장 큰 적은 바로 뇌세포의 피로다. 몸과 정신이 피로해지면 뇌 신경세포의 집중력 조절이 안되어 잡념이 들어가고 산만해진다. 오래 걷거나 뛰고 난 뒤 피곤한 다리를 안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과 마음이 피로할 때 휴식을 취하거나 좋아하는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뇌를 안마해 주는 것이 좋다.

서유헌〈서울대의대 교수·한국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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