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출생과 성장]애플社/차고서 출발

  • 입력 2000년 1월 18일 20시 23분


사과 모양의 친숙한 로고와 함께 개인용 컴퓨터의 대명사로 불리는 애플컴퓨터의 신화는 대학생이던 스티브 잡스의 차고에서 출발했다.

76년 잡스는 친구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자신의 집 차고에서 제작한 컴퓨터 키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당시 잡스는 “우리는 곧 망할지도 모르지만 단 한번이라도 우리 회사를 가져볼 수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77년 6월 16비트의 표준메모리에 두 개의 게임팩과 시험용 카세트테이프를 기본 사양으로 갖춘 애플Ⅱ는 전세계적으로 대히트를 기록하며 개인용 컴퓨터의 붐을 일으켰다.

애플의 제품은 성능도 우수하지만 컬러풀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이 회사 제품은 지금까지도 산업 디자이너들의 참고서에 실리는 유일한 컴퓨터다.

81년 컴퓨터 업계의 거인 IBM이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애플은 커다란 위기를 맞는다. 애플은 월스트리트저널에 “IBM 당신을 진심으로 환영한다(Welcome IBM,Seriously)”라는 도전적인 전면광고를 내고 반격에 나섰으나 IBM의 지명도와 성능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IBM의 막대한 마케팅 공세에 맞서기 위해 스티브 잡스는 펩시콜라를 코카콜라에 버금가는 양대산맥으로 성장시킨 존 스컬리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이후 야심작인 매킨토시를 발표했지만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의 호환성이 낮고 시스템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단점 때문에 고전했다. 스티브 잡스 자신도 스컬리 사장과 마찰을 빚은 끝에 회사를 떠나는 비운을 맞게 된다.

5%대의 저조한 시장점유율로 추락해버린 애플에 잡스가 돌아온 것은 스컬리의 쿠데타에 의해 쫓겨난 지 11년만인 96년말. 잡스는 개발자들조차 애플이 몇개의 제품을 생산하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많던 제품 라인을 4개로 줄이는 등 혁신을 단행했다. 잡스가 돌아온지 1년6개월만에 애플은 누드PC로 유명한 아이맥과 아이북 등 디자인에 승부를 건 히트상품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12%까지 올라갔고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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