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미스터]한영실 교수 '칼로리 다이어트' 화제

  • 입력 2000년 1월 13일 2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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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요? 칼로리 가계부로 완벽하게 성공했죠.”

날렵한 몸매로 한결 젊어보이는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교수(42). 누구에게든 ‘칼로리 다이어트법’을 자신있게 권한다.

91년 둘째아이를 낳고나니 72㎏. 맞는 옷도 없는 데다 늘 피로하고 무릎관절과 허리가 너무 아팠다. 병원에 가 별의별 검진을 받아봤으나 의사의 대답은 단 한 마디. “살 빼세요.”

이를 악물고 2주를 굶었더니 7㎏가 빠졌다. 기쁨도 잠시. 1주일만에 7.5㎏가 도로 쪘다. 체형관리실에 석 달을 다녔지만 그대로였다.

사우나를 하면 ‘물’만 800g 빠졌다. 식욕억제침을 귀에 서너번 맞다가 구토가 심해 그만뒀다. 다이어트 약도 먹고 한약도 먹고 포도다이어트 감자다이어트 효소다이어트도 해봤지만 먹는 동안만 빠질 뿐 다시 쪘다.

수영 헬스도 별반 효과 없었다. 들인 돈만 수백만원. 남은 것은 “난 안 되는구나”하는 자괴감뿐이었다.

칼로리 다이어트법을 접한 것은 독일 본대학의 포스트닥 과정에서. 동료연구원들이 식사때마다 “난 750㎉ 먹었으니까 디저트는 안 먹을래”라는 식으로 칼로리 계산을 척척 해댔다. 충격을 받은 한교수는 우리나라의 음식별 칼로리를 분석해 귀국후 93년 1월부터 ‘칼로리 가계부’를 적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칸을 나누어 먹은 음식과 칼로리를 매일 기록한 것.

“적어놓고 보니 ‘살 빼야한다’는 강박관념만 있었지 노력은 안 했더라구요. 밥 다 먹고 고구마 먹었죠, 밤에 출출하다고 빵에 잼 발라 먹었죠…”

그 후 부피가 크고 칼로리가 적은 미역 다시마 채소류를 의식적으로 많이 먹었다. 식탁에는 양배추 오이 당근을 항상 놔두고 밥 먹기 전에 먹어 포만감을 주었더니 ‘허기진 고통’도 없었다.

그러기를 8개월. 운동을 안 했는데도 모르는 새에 14㎏이나 쏙 빠졌다. 한교수는 지금껏 칼로리 가계부를 적으며 그 몸무게를 유지한다.

“칼로리 다이어트법은 굶자는 게 아니라 먹되 잘 알고 먹자는 거예요.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먹어왔던 잘못된 식습관도 바로잡을 수 있지요.”

한교수는 이 다이어트법을 누구나 따라해볼 수 있도록 ‘칼로리 건강법(현암사)’이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1000여가지 음식의 칼로리와 주요영양소를 정리해두어 칼로리 가계부를 쉽게 쓸 수 있고 ‘영양소는 없는데 칼로리만 높은 음식’도 콕콕 집어낼 수 있다.

1주일짜리 칼로리 체크판과 칼로리 숫자가 적힌 스티커 500개도 들어있어 떼었다 붙였다 하며 재미있게 적을 수 있다. 계절별 제철음식을 활용한 1년치 식단에도 칼로리를 일일이 덧붙였다.

성인여자의 일일 적정칼로리는 2000㎉. 이 양을 초과하지 않도록 칼로리를 조절하고 만약 살을 빼고 싶다면 여기서 300㎉씩만 덜 먹으면 된다.

“하루 300㎉씩, 한달에 9000㎉를 줄이면 몸무게가 1㎏ 빠져요. 밥 한 공기가 300㎉니까 밥을 3분의1씩 덜어내면 되는 거죠.”

한교수는 칼로리 계산법과 함께 다음과 같은 다이어트 수칙을 제대로 지킨다면 반드시 효과를 볼 것이라고 자신했다. △절대 굶지 말고 끼니를 챙겨먹을 것 △아침 점심을 많이 먹고 저녁은 적게 먹을 것 △가능한 한 천천히 먹을 것 △많이 먹었을 땐 걸레질 계단오르내리기 등을 하며 움직일 것 △칼로리 높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은 피할 것.

<윤경은기자> 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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