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이래서 강하다]슈퍼체인 유크롭스

  • 입력 2000년 1월 13일 19시 11분


미국 버지니아 리치먼드의 슈퍼마켓 체인회사 유크롭스(Ukrop’s). 종업원 5500명으로 대기업은 아니다. 그러나 창업 이후 62년 동안 적자를 한번도 내지 않은 우량기업이다. 이 회사가 주목받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내대학의 프로그램이 매우 잘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교육프로그램은 필수(core)와 선택(elective)과정으로 나눠져 있다.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필수과정은 ‘건강한 출발’ ‘가치들(Values)’ ‘훌륭한 고객봉사’ ‘팀워크’ 등 4개 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과정이수에 1년이 소요된다.

이 가운데 ‘가치들’ 과목은 짐 유크롭 회장이 직접 강의한다. 강사 대부분이 이 회사의 간부들이다. 제대로 된 회사라면 신입사원들에게 뭔가를 가르칠 만한 자격과 신뢰성을 갖춘 간부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선택과목들은 경영전략을 가르치는 ‘게임 플랜’, 썩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다루는 ‘파괴자들을 없애기’, 포장기법의 ‘완벽히 포장한 야채들’ 등 제목부터 호기심을 끌 만하다. 내용도 재미있다. 교과과정은 매 분기에 한번씩 재검토되고 수정된다. 그렇게 해서 신선도를 잃지 않게 한다.

1998년 한해 동안 이들 과목을 이수한 연인원은 1만명.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서는 유례가 없는 참여율이다. 그러나 교육효과의 가장 뚜렷한 증거는 사내 인적 자원개발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매니저인 캐디 메도우스 자신이다. 그는 1986년에 돈을 계산하는 파트타임 직원으로 유크롭스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사내 교육프로그램에서 쌓은 실력으로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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