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신라호텔 일식팀 정밀검진/4명 모두 "운동부족"

  • 입력 2000년 1월 7일 08시 23분


서울 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케’의 안효주주방장(39·조리팀 과장)은 지난해 이맘 때 텅 빈 홀을 응시하며 쉬지 않고 초밥을 만들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줄어든 손님 때문에 15년을 두고 익힌 감각을 잃을 수는 없었기 때문.

그가 만든 초밥이 100% 팔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이 때부터 조리팀은 하루 10시간, 몸이 부서져라 일에 혼을 쏟으며 ‘바쁜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 그들이 설계하는 새 천년은 ‘건강함 속의 분주함’.

안과장 등 조리팀원 4명은 최근 서울중앙병원에서 정밀 건강진단을 실시, 새 천년 ‘건강준비도’를 점검했다. 매 년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에서는 충치를 제외하고 ‘이상 무’ 판정을 받았던 사람들. 검사는 신체계측을 비롯해 혈액검사 간기능검사 면역혈청검사 운동의학검사 등 80여항목에 걸쳐 4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안효주(39) = 위염초기증세가 보였으며 위장내에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발견됐다. 위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그냥 놓아 두면 궤양이나 심할 경우 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위에 문제가 생기는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그는 허리근육이 약해져 있어 평소 해오던 조깅 뿐 아니라 윗몸 일으키기 등의 운동도 자주 해야 한다는 처방을 받았다.

▽윤종한(38) = 표준체중보다 20%이상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비만’이라고 하는데 그의 비만도는 23.1%. 칫솔질을 가로로만 했기 때문에 치아에 가로줄이 많이 가 있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위장에서 발견됐으며 아버지가 고혈압인 ‘가족력’이 있었다. 20여년간 담배를 피워온 그는 비만+고혈압 가족력+흡연 등 심혈관질환에 걸릴 3박자를 두루 갖췄다.

“당장 내일부터 집 앞 테니스코트에 이름을 올리고 매일 아침 라켓을 잡겠어요. 칫솔질은 꼭 세로로 하겠어요.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찔까봐 걱정도 했는데, 음식조절과 운동으로 ‘니코틴’을 대신하겠습니다.”

▽한상렬(24) = 위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발견됐으며 심폐기능도 떨어졌다. 정상인이 3, 뛰어난 사람이 1이라고 했을 때 그의 심폐기능은 5.

아버지가 고혈압이 있는 가족력도 있어서 미리부터 조심하지 않으면 ‘중년의 위기’가 일찍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이봉림(23·여) = 가끔 변에 피가 섞여 나올 정도의 변비증세가 있었던 그는 가벼운 치질증세도 있어서 △수분을 많이 섭취해 변이 굳어지지 않게 하고 △매일 변을 보는 습관을 기르며 △매일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해서 장을 다스리라는 처방을 받았다. 어머니가 고혈압인 가족력 때문에 음식에서 소금기를 줄이라는 권고를 받았다

폐활량 등 기초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조깅 줄넘기 등을 매일 하기로 했다. “헬스클럽에서 1주일에 30분씩 운동을 했지만 가끔 하는 운동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예민한 장이 자극을 받지 않도록 조심하고 언제나 웃으며 살겠습니다. 결국 스트레스는 남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도움말=서울중앙병원 건강증진센터 김기락과장·02-2224-5000)

<나성엽기자> 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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