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독도 '호적등재 1호' 송재욱씨 "독도는 우리땅"

  • 입력 2000년 1월 2일 23시 04분


“새천년 첫날 제 본적지 독도를 찾는 분들을 맞이하고 독도 일출도 보고 싶어 이렇게 풍악호를 탔습니다.”

‘독도 호적 1호’인 송재욱(宋在郁·60·서울 노원구 공릉동ㆍ사업)씨. 1987년에 독도로 호적을 옮겼다.

1일 ‘독도 새 밀레니엄 해맞이’(동아일보 MBC 공동주최)에 참가한 그는 동해 해상의 풍악호 선상에서 독도를 바라보며 정한수 한사발을 올렸다. 송씨의 호적지는 독도의 두 섬 중 하나인 동도(東島)가 속해 있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산 67번지.

그는 독도의 유일한 주민이었던 어부 최종덕(崔鍾德)씨가 사망하고 독도가 무인도로 변해버렸다는 소식을 듣고나서 호적을 옮겼다.

“독도에 한국인이 살고 있다는 역사적 흔적과 실체를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행정기관의 무성의와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던 그는 “회사를 부도내고 외딴 섬으로 도망치려 한다”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그는 요즘도 매일 아침 우리 옛지도를 펼쳐놓고 국토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린다고.

“일본인들이 언젠가는 그런 짓을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소리 소문없이 독도로 호적을 옮겨 놓았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호적이 먼저 옮겨져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독도 해맞이 행사가 끝나고 풍악호가 뱃머리를 돌려 떠나는데도 송씨는 아쉬운 듯 한참동안 갑판을 떠나지 않았다.

“새해엔 독도가 평화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풍악호선상〓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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