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1999년 12월 28일 19시 47분


▼박문관 관리인아저씨의 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의 일이다. 고대 이집트 왕(파라오)의 유물 전시관에서 단체 입장을 한 어린이들이 접근 금지선 넘어까지 손을 뻗어 유물들을 만지는 바람에 레이저 광선에 연결된 경고음 “삐삐”가 계속 울렸다. 관리인이 달려와 장난치지 말라고 타일러도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번갈아 손을 댔다. 나이가 지긋한 관리인 아저씨는 ‘안되겠다’싶었던지 꾀를 냈다. “고대 유물을 만지면 파라오들의 저주를 받는다.” “삐삐” 경고음은 더 이상 울리지 않았다.

▼텁수룩한 몰골이 동정심 불러▼

최근 어느날 저녁 사흘동안 수염을 깎지 않고 70년대 바람막이 재킷 차림으로 던킨 도넛상점에 갔다. 막 문을 열고 들어서려는데 정장차림의 한 젊은이가 커피잔을 양손에 들고 나오고 있었다. 잠시 문을 연채 붙들고 있자 그는 “감사하다”며 인사를 했다. 나는 도넛을 주문하고 주머니에서 딸그랑거리는 동전을 처분하기 위해 잔돈을 손바닥에 잔뜩 놓고 세었다. 그런데 어느샌가 밖으로 나갔던 조금 전의 그 젊은이가 내 옆으로 돌아와 내 손바닥에 동전 몇 닢을 놓으며 “커피 맛있게 드세요”하는 것이었다. 그는 아마도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보고 내가 동전이 모자라 돈을 세고 또 세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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