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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3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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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하면 누구나 들뜨기 마련. 카지노의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 슬롯머신의 경쾌한 전자음, 1달러 99센트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는 식당, 1달러 코인으로 3000만 달러의 행운을 잡을 수 있다는 메가박스 광고들 때문이다. 거기에다 트레저아일랜드 카지노호텔의 해적쇼, 미라지호텔의 화산분출쇼, 벨라지오호텔의 음악분수쇼 등 무료로 볼 수 있는 야외쇼가 매일밤 수시로 펼쳐진다.
이 라스베이거스로 연간 총 323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와 호텔의 12만1000개(12월 현재)의 객실을 거의 매일 밤 꽉꽉 메우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카지노관광객은 아니다. 전체 방문객의 10.2%(330만명)는 카지노가 목적이 아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연간 관광수입(246억달러·이하 미화)중 비카지노여행자로부터 벌어 들인 수입(43억달러)이 17.5%나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무엇 때문에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것일까?
비즈니스다. 컨벤션(회의와 모임)과 트레이드쇼(상품전시회)에 참가하거나 참관하기 위해서다. 평균적으로는 방문객의 10%가, 외국인의 경우에는 일본인의 27.6%, 대만인의 27.5%, 한국인의 36.2%가 각종 회의와 상품전시회 참가 혹은 참관차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1200만명 예상▼
컨벤션 회의 상품전시회 등을 통틀어 관광분야에서는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position)라 부른다. 이 MICE가 최근 20여년간 국제관광업분야에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만도 89년 600만명이던 컨벤션여행자는 2000년 1200만명으로 2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가장 성공을 이룬 곳이 바로 라스베이거스다. 라스베이거스는 덕분에 여행수입도 올리고 ‘갬블링타운’이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도 함께 씻어 버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었다.
11월 14∼18일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센터에서는 컴덱스(COM
DEX)가 열렸다. 벌써 20년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이 견본시장에 올해는 전세계에서 22만5000명(추산)이 찾아왔다. 79년 4000명에 비하면 경이적인 증가다. 매일 9만여명씩 여행자가 찾는 이 도시에 한꺼번에 22만5000명이 찾아 오면 도시는 북새통이 된다. 12만개에 달하는 호텔객실도 이때는 모두 동이나 방값은 평소 40달러짜리 모텔이 250달러까지 치솟는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이 여행자지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지출액(카지노비용 제외)은 △상품전시회 참가자 1568달러 △회의참가자 995달러 △일반관광객 529달러. 컨벤션여행자를 유치하는 것이 일반여행자를 유치하는 것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의 수입을 올린다는 계산이다.
이런 고부가가치성 때문에 지구촌 각 국가나 도시는 컨벤션 유치에 혈안이 돼있다.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98년 컨벤션방문객이 전체의 10.2%에 불과하지만 그 수입은 카지노의 67.4%에 이를 만큼 컸다. 이 비율은 해가 갈수록 커져 10년 전(33.3%)의 두 배가 됐다. 컨벤션방문자 수도 89년 150만명에서 98년에는 330만명으로 배가 넘게 늘어났다.
▼호텔 객실점유 86%▼
컨벤션과 호텔은 ‘찰떡궁합’이다. 대개의 컨벤션이 주중(월∼목요일)에 열리는데 반해 관광객은 주말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컨벤션이 활성화되면 호텔의 객실점유율 상승으로 총매출이 증가된다. 실제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12만1000개의 객실점유율(연평균)은 85.8%로 일반적인 호텔의 수지균형점(55∼60%)을 훨씬 상회했다.
한국도 세계 컨벤션산업의 주요국가 중 하나다. 97년 전세계 192개국에서 열린 9200여개 컨벤션 중 1%를 유치하면서 세계 25위를 차지했다.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개최에 대비해 코엑스의 시설을 늘리고 또 제주 청주시 등 각 지자체도 중소규모의 컨벤션센터 건설을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해외지사조직을 활용해 컨벤션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근본적인 국가차원의 컨벤션산업정책 마련이 필요한 때다. 관광분야의 전문가들은 한국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호텔건설을 위해서는 컨벤션센터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2002년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연계해 영종도와 주변 서해안 지역을 컨벤션산업의 전진기지로 육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 호텔의 총매출 중 36.9%가 컨벤션에서 나온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라스베이거스〓조성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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