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SK '한밭벌 대결투' … 센터 대결 볼만

  • 입력 1999년 12월 13일 19시 56분


‘지존’은 오직 하나다.

나란히 10승3패로 프로농구 99∼2000시즌에서 공동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걸리버스와 SK나이츠.

이들이 14일 ‘한밭벌’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벌인다.

이날 승패에 따라 승차 1게임차로 1, 2위가 갈린다. 하지만 이날 한판은 향후 챔피언결정전을 생각할 때 ‘기싸움’의 성격이 짙다. 여기서 밀리면 계속 밀릴 염려가 있는 것.

이중에서도 양팀 센터 로렌조 홀(현대)과 재키 존스(SK)의 전의는 그 누구보다도 높다.

이들은 시즌직전 양팀 사령탑의 전략에 따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전략적 제휴를 먼저 제안한 쪽은 SK 최인선감독. 아웃렛패스가 일품인 존스를 영입, 속공능력을 강화하고 싶었던 그는 용병트라이아웃에서 뽑은 127㎏의 ‘괴물센터’ 홀을 현대에 내줬다. 골밑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고 싶었던 신선우감독의 구미에도 딱 맞아떨어진 ‘원윈(win&win)’트레이드였다.

현대가 공동1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의도한대로 골밑이 사상 최강으로 강해진 탓. SK도 지난시즌 8위이던 속공능력이 2위로 떠오르며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

문제는 당사자인 두선수는 정작 팀이 바뀐다는 사실을 새카맣게 몰랐던 것.

나중에야 팀이 바뀐 사실을 안 이들은 이유야 어쨌든 자신을 버린 팀과의 경기에서 ‘본때를 보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존스는 충주에서 삼보, SBS와 2연전을 벌인 지난주말 내내 현대와의 경기만 생각해 코칭스태프가 당황할 정도.

시즌직전 시범경기형식으로 열린 챔피언십투어에서는 SK의 승리. 하지만 지난달 21일 양팀 시즌 첫대결에서는 2쿼터까지 뒤지던 현대가 3쿼터 몰아치기로 89―81로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첫 대결에서 존스와 홀은 나란히 40분 풀타임을 뛰며 각각 21득점과 25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누가 더 용병선택에서 탁월했는지 실전에서 보여주겠다”고 틈만 나면 공언하는 양팀감독의 자존심을 과연 누가 살려줄까.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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