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수산물 첫 명인 '漁卵 할머니' 김광자씨

  • 입력 1999년 12월 7일 02시 07분


조선시대 진상품이던 어란(魚卵)을 50년 넘게 만들어온 70대 할머니가 최근 해양수산부로부터 수산물 분야 ‘명인 1호’로 지정됐다.

화제의 인물은 전남 영암군 영암읍에 사는 김광자(金光子·73·사진)할머니.

그가 만드는 어란은 숭어알을 이용한 것으로 아미노산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특유의 감칠맛이 나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나 고급 술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9살때 광주에서 시집온 그는 시어머니로부터 어란을 만드는 방법을 배운 뒤 지금까지 독특한 ‘손맛’을 이어오고 있다.

어란을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고 손도 많이 간다.

숭어알을 채취해 3%의 소금물에 씻어 이물질을 제거하고 전통간장을 2배로 희석한 물에 24시간 담궈 놓는다.

그런 다음 통풍이 잘되는 음지에서 20여일간 보관하면서 하루에 두차례씩 참기름을 바른 뒤 딱딱하게 굳어지면 백지장처럼 얇게 썬다.

그가 한해 동안 만드는 어란은 숭어 100∼150마리 분량의 알이 고작이다.

이 어란은 희귀하기 때문에 가격은 비싼 편.

300∼400g에 15만∼20만원 선이다. 서울 부산 등지에서 어란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지만 양이 한정돼 그 수요를 감당치 못하고 있다.

김씨는 “토속음식인 어란의 진가를 뒤늦게 인정받아 다행”이라며 “며느리가 가업을 잇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암〓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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