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DMZ 2000' 무대디자이너 볼드윈교수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10분


“서구중심적인 사고를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밀레니엄은 동서양, 지역과 지역, 개인 대 개인을 모두 고려하고 이들간의 의사소통을 원할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밀레니엄행사는 이같은 새 시대와 새로운 사고를 생각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새천년준비위원회 공식행사 중의 하나인 ‘DMZ 2000’의 무대디자인을 맡은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필립 볼드윈교수가 최근 내한해 행사의 세부내용과 무대모습을 공개했다.

‘DMZ 2000’은 12월31일부터 2000년1월1일 새벽까지 임진각에서 펼쳐지는 백남준의 비디오작품을 비롯한 국내외 예술가들의 각종 작품 전시와 퍼포먼스를 전세계에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행사.

필립교수는 이 행사의 주관을 맡은 21세기 예술경영연구소 이동일소장(단국대 연극학과교수)과 함께 행사 내용의 골격을 마련했으며 이에 맞춰 무대를 꾸미고 있다. 필립교수는 미디어와 건축 디자인을 복합적으로 다루어온 작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서 누구나 동시에 행사에 참가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임진각 일대 주차장에 1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천막을 치고 그 안에 무대를 마련한다. 무대 가운데는 음양을 상징하는 대형설치물이 들어선다. 한글의 ‘기역’과 ‘니은’을 닮은 조각물이 마주보고 있다. 주변에는 오행 또는 세계의 각종 인종을 상징하는 5개의 대형풍선이 띄워진다. 천막주변에 영사기를 설치에 전세계에서 인터넷으로 보내오는 영상을 이 풍선 위에 비춘다.

필립교수는 “정보의 민주적이고 원할한 흐름이 필요한 시대에 남북이 가로막힌 판문점일대는 정보의 흐름이 차단된 곳으로 보인다”며 “이 곳에서의 행사는 막힌 정보의 흐름이 뚫리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또한 전세계의 원할한 의사소통 뿐만 아니라 개인과 개인간의 의사소통을 통해 현대인들간의 심리적 분단도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세계를 동시에 생각하는 새로운 ‘글로벌타임(Global Time)’개념도입을 시도하는 행사입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