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코칭스테프 드림팀 "우승恨 푼다"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9시 07분


‘김용희 김성근 백인천 계형철 장효조….’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특급 선수를 쓸어담았던 삼성이 이번에는 ‘알짜배기’ 코치진을 대거 영입해 프로야구계의 집중 주목을 받고 있다.

이름 그대로 ‘드림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코칭스태프만 놓고 봤을 때 역대 가장 막강한 ‘초호화멤버’다.

올 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해 또다시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주저앉은 삼성이 ‘대폭 개각’을 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

하지만 이번 코칭스태프 구성은 스포츠계 관행을 봤을 때 가히 ‘파격적’이다. 왜 그랬을까.

바로 새로운 발상에 따른 ‘새 모델’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김성근(57) 백인천전감독(56)의 영입. 각각 2군 감독과 타격인스트럭터라는 직책을 맡았다.

‘40대 사령탑’ 김용희 감독(44) 입장에서 이들은 ‘하늘같은 선배’다. 게다가 둘 다 삼성 지휘봉을 잡다가 불명예스럽게 ‘중도퇴임’한 전력이 있다. 당연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사람의 영입에 김용희감독이 누구보다 앞장섰다.

김감독은 “다른 건 놔두고 오로지 전력보강 측면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구단에서도 이번 코치진 인선의 기준은 바로 ‘전력 극대화’ 한가지라고 밝히고 있다. 김종만 단장은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코치들의 기술과 경험부족이 최대 단점이라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따라서 경험 많고 노하우가 뛰어난 사람들을 뽑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여기에 계형철 투수코치를 한화에서 데려오고 2군에 있던 신용균코치를 1군 투수 인스트럭터로 올린 것은 마운드 강화측면. 백인천 전감독과 장효조 전롯데코치를 각각 1군 타격인스트럭터와 2군 타격코치로 스카우트한 것은 타선의 짧게 끊어 치는 연타능력 보강이 주목적이다.

삼성은 올시즌 팀 평균자책 5.16(5위), 팀타율 0.273(6위)으로 사실 화려한 선수구성에 비해 내실이 없었다.

삼성이 각각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들을 모조리 불러모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최대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 때문.

“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이들이 과연 잘 융합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통상의 ‘위계질서’를 깬 발상의 전환이라며 프로팀 생존전략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중론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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