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클리닉]남자친구 내 스트레스 해소 관심없어

  • 입력 1999년 11월 24일 18시 37분


▼문 ▼

2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요즘 스트레스가 늘면서 직장에서 업무 실수가 많고 동료들과 사이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남자 친구에게 의존하게 되고 제 스트레스를 모두 해결해 주길 은근히 바라곤 합니다. 하지만 그는 ‘네 문제는 네가 알아서 하라’며 냉정합니다. 배려가 부족한 사람인 것같아 섭섭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걸까요.(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한 직장여성)

▼답 ▼

누군가에게 의존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적 욕구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정신적으로는 퇴행해 마치 어릴 때 어머니에게 무조건 떼를 쓰는 심정으로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남자친구에게 의존적이 되는 것도 아마 그런 심정의 일면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른입니다. 게다가 사람은 누구나 자기 감정, 자기 욕구가 우선하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그것이 채워지기 전에는 상대방을 헤아리기 쉽지 않습니다. 남자친구의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하지만 그 역시 나름대로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선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흔히 갖는 환상이 한가지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의 욕구를 내가 원하는 만큼 채워주기를 바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인간관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가 준만큼 되돌려받는 것이 세상사의 인간관계입니다. 연인 사이라고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가 지나치게 의존적이라고 느껴지면 한발자국 더 떨어지고 싶어지는 것이 연인 사이의 기묘한 역학 관계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남자친구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스트레스를 푸는 다른 방법을 찾아 보세요.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영화 음악 운동 여행 등에 취미를 붙여보는 것이 어떨까요.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 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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