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성근감독 "내인생, 야구외엔 묻지마라"

  • 입력 1999년 11월 21일 19시 17분


김성근 감독(58)만큼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이도 드물다.

프로야구 원년인 82년 OB투수코치로 입문한 뒤 84년 처음 사령탑에 오른 그는 지휘봉을 잡은 팀마다 기적에 가까운 성적을 올렸지만 한 팀에 오래 붙어 있지는 못했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김성근사단’으로 불리는 코칭스태프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로 팀을 이끄는 그는 구단 프런트와 잦은 마찰을 일으켰고 이것이 바로 중도퇴진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바로 이런 점에서 최근 삼성의 코칭스태프 인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김성근감독은 고심끝에 ‘자신을 버렸던’ 삼성에 7년만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그것도 감독이 아닌 코치신분의 2군감독으로.

1군 사령탑인 김용희감독과는 무려 15년 선후배 사이.

“12일 일본에 있을 때 김종만단장으로부터 제의를 받고는 무척 고민했어요. 2군감독은 오랫동안 이철성씨가 맡고 있었구요. 주위의 시선도 곱지 않았죠. 결국 모든 걸 잃더라도 야구를 선택하기로 했죠.”

7월 쌍방울에서 쫓겨난 뒤 고교 투수 인스트럭터로 무료봉사를 하며 외롭게 현장을 지켰던 그는 비록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는 자리지만 2군감독으로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할 각오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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