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KBO, 정민태 일본진출 불허

  • 입력 1999년 11월 16일 18시 21분


“못간다.”(한국야구위원회)

“가겠다.”(정민태)

판정은 났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현대 에이스 정민태(29·사진)의 해외진출은 자격요건(7시즌)이 안되기 때문에 허가할 수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날 이사회에서 현대 강명구사장은 “정민태를 해외로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현대에 동조하는 쌍방울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 KBO 박용오총재는 “만든 지 1년도 안된 규약을 또다시 깰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해외진출 자격요건인 7시즌은 자유계약선수(FA)제와 함께 올 1월 이사회에서 통과된 사항으로 정민태는 92년과 93년 부상으로 올해까지 6시즌밖에 채우지 못한 것. 불가방침이 정해지긴 했지만 이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현대와 정민태가 ‘또다른 방법’을 모색할 의사를 비쳤기 때문.

현대측은 “규약을 따르겠다는 총재의 의사를 존중하고 우리도 그 틀을 따르겠지만 틀 안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경북 울진 덕구온천에 내려가 있는 정민태는 이날 “내일(17일) 서울로 올라가 구단과 향후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야구규약안에서현대의 ‘해법찾기’는쉽지가않을 전망.

자유계약선수나 임의탈퇴선수로 풀어 일본에 보내는 편법도 거론되고 있지만 KBO는 “야구규약 40조와 41조 조항에 자유계약선수나 임의탈퇴선수는 반드시 총재에 의해 공시하게 돼 있다”고 못을 박고 있는 것.

하지만 정민태 문제는 구단주인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정회장은 한일슈퍼게임기간중 나고야까지 찾아가 박용오총재에게 직접 부탁을 했을 정도로 구단주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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