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출생과 성장]美 대공황때 스카치테이프 발명 히트

  • 입력 1999년 11월 16일 17시 58분


불황은 많은 기업을 위기에 빠뜨리지만 어떤 기업에게는 ‘기막힌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각종 사무용품 등으로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쓰리엠(3M)은 불황덕택에 ‘행운’을 거머쥔 경우.

쓰리엠의 행운은 1925년 연구원 리차드 드류가 쓰리엠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획기적인 신제품을 발명하면서부터 시작된다.바로 스카치 브랜드의 시초 제품인 마스킹 테이프가 탄생한 것.쓰리엠은 이 테이프를 발판으로 수년간 연구 개발을 거듭해 상자 포장용 스카치 셀로판 테이프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 제품이 세상빛을 본 것은 공교롭게도 1930년대초.미국 경제에 공황의 그림자가 엄습하기 시작한 시기였다.쓰리엠은 포장업체들을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펼쳤지만 허리띠 줄이기에 나선 업체들은 이 신상품을 거들떠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뜻하지 않던 곳에서 돌파구가 생겼다.공황을 맞은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사용하던 물건을 버리지말고 다시 쓰자는 움직임이 일었던 것.생활용품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궁리하던 소비자들은 스카치 테이프를 못쓰게된 물건들을 수리하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찢어진 책,깨진 유리창,장난감,심지어는 찢어진 옷에도 스카치 테이프는 요긴하게 쓰였다.

1902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다섯명의 남자가 1000달러씩 출자해 설립한 광산회사 미네소타 마이닝 앤드 매뉴팩처링 컴퍼니(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mpany)가 세계 거대기업으로 싹트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1940년대 세계 2차 대전은 다른 기업들에게처럼 쓰리엠에게도 또 한번의 기회를 가져다줬다.방위산업용 소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쓰리엠은 마그네틱 녹음 테이프,필라멘트 접착 테이프같은 신제품을 차례로 쏟아냈다.

비즈니스에는 문외한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5명의 젊은이가 만든 회사가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종업원들의 자발적인 연구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준 덕택.종업원들이 내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채택해주며 연구 개발 과정에서 저지르는 어떤 실수도 눈감아주는 곳이 바로 쓰리엠이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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