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대책]㈜大宇 법정관리 추진

  • 입력 1999년 11월 4일 19시 20분


정부와 채권단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 대우 12개 계열사 중 대우캐피탈 등 금융사를 제외한 10개사에 대해 31조2000억원의 채무를 조정해주고 6조3321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또 대형 투신사에 2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하이일드펀드를 팔게 해 10일 이후 투신 수익증권 환매자금을 흡수하도록 했다.

정부는 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 이기호(李起浩)청와대경제수석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대우 워크아웃 관련 금융시장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대책에 따르면 채권단 대우여신 57조원 중 31조2000억원을 채무조정해주고 정상적인 영업활동 지원을 위해 모두 6조3321억원의 운영자금 및 수출입관련 신규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채무조정이란 출자전환 이자감면 등의 방식으로 부채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것.그러나 부실규모가 큰 ㈜대우는 국내외 채권단간에 합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를 통한 처리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정부는 밝혔다.

이금감위원장은 “대우와 관련한 불안요인은 이미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대우처리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한국투신 대한투신에 3조원의 공공자금을 투입하는 외에 증권금융을 통해 2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한 개인 및 일반법인 보유 대우채 7조2000억원 중 손실분 3조4000억원은 서울보증이 책임지고 원리금을 직접 대지급하도록 했다. 서울보증에는 내년부터 2003년까지 단계적으로 최대 4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다.

투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 무보증채권 19조원 가량은 손실률만큼 할인한 뒤 7조∼8조원에 성업공사가 매입, 자산담보부채권(ABS) 등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유동화시키기로 했다.

금리 안정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기금이 투신사 보유채권을 무제한 사들이고 한국은행은 투신 증권보유 국공채를 직접 매입하거나 환매조건부채권(RP)매매를 통해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이밖에 시중자금의 증시이탈을 막기 위해 뮤추얼펀드의 만기연장도 허용키로 했다.

한편 워크아웃대상 12개 대우 계열사는 장부상으론 자산이 91조9000억원 부채는 77조8000억원으로 순자산가치가 14조1000억원이었으나 실사결과 자산은 31조원이 감소한 61조2000억원 부채는 9조원이 증가한 87조원으로 순자산감소액이 39조7000억원에 달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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