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롯데 호세 "홈런 NO…팀배팅 YES"

  • 입력 1999년 10월 26일 18시 36분


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최고 스타는 누구일까.

한국시리즈 최종승자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롯데 외국인선수 호세가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가 있었기에 롯데가 2년연속 꼴찌에서 드림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뿐인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말 역전 끝내기홈런부터 시작해 홈런3방을 작렬시키며 3연승을 이끌어 롯데를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는 ‘기적’을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이 있던 부산 사직구장에는 ‘호세 만세’라는 플래카드까지 나붙었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쳐내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던 그는 2차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떨궜다.

스위치히터인 호세는 2차전에서 한화의 막강 왼손투수 콤비 송진우―구대성에게 무력감을 드러냈다. 왼손투수가 나와 3루쪽 배팅박스에 들어선 호세는 송진우에게 볼넷하나 외에 외야 뜬공과 삼진을 당했다. 구대성에게는 삼진 1개.

정규시즌에서 송진우에게 7타수 4안타를 때려 송진우를 상대로는 팀내 가장 좋은 타격성적을 보였기에 그의 2차전 부진은 이해하기 힘든 경우.

그러나 그는 역시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다웠다.

부진의 원인이 ‘큰 것 한방’을 노리는 큰 스윙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25일 3차전 경기가 열리기 직전 그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그것은 바로 팀배팅.

3차전에서 호세는 4타수 2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2안타 모두 외야수 앞에 떨어지는 단타.

더구나 정규시즌에서 도루 12개에 불과한 그는 팀의 득점이 쉽지 않자 4회 단독도루까지 감행해 성공했다.

그가 되살아나자 롯데는 2패 뒤 귀중한 1승을 거뒀다.

아직은 1승2패로 불리한 상황인 롯데. 하지만 박정태를 중심으로 한 ‘토종’들의 근성에다 호세의 ‘깨달음’이 있어 또다시 기적을 만들어낼 태세다.

〈대전〓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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