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러 오들오들 떨며 새천년 맞을수도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1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Y2K(컴퓨터의 2000년 인식오류) 문제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러시아에서도 혹한 속에 정전 단수 난방중지, 교통과 통신두절까지 겪으며 새천년을 맞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Y2K문제대책위원회는 20일 예산부족으로 Y2K 대비가 50%밖에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모든 분야의 전산화가 더디니까 오히려 Y2K 걱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市)정부는 12월31일부터 지하철 운행을 일시중단키로 했다. 은행들도 이날부터 내년 1월12일까지 예금을 받지 않는다. 세관은 압류품을 연말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기록이 지워져 영원히 못 찾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등의 지원으로 핵무기와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점검은 진행되고 있으나 러시아 사람들은 ‘체르노빌’의 악몽을 기억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열차와 항공 사고를 걱정한다. 국토가 무려 11개 시간대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거꾸로 달릴지도 모른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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