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롯데 『승부는 7차전에서』

  • 입력 1999년 10월 19일 21시 53분


결국 ‘막다른 길목’까지 왔다.

나란히 3승3패. 한국시리즈 진출이냐 실패냐는 이제 마지막 7차전 한판승부로 가려지게 됐다.

19일 대구에서 열린 99프로야구 바이코리아컵 플레이오프 삼성과 롯데의 6차전.

하이라이트는 7회였다.

롯데 사이드암스로 투수 박석진은 1회부터 6회까지 단 한명의 주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완벽피칭’을 하고 있었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게임’의 기대까지 걸게 했지만 7회 1사후 삼성 2번 김종훈에게 아쉽게 볼넷. 이때까지 투구수는 95개였고 스코어는 롯데의 6―0 리드였다. 자, 어떻게 할까.

롯데 김명성감독은 과감하게 투수교체를 결정했다. 6과 3분의1이닝 동안 단 한개의 안타도 맞지 않은 투수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김감독은 20일 열릴 7차전을 머릿속에 그린 듯했다.

다른 투수들이 불안한 이상, 여차하면 박석진을 또다시 구원으로 투입시킬 계산이었던 것. 김감독은 6점이면 안정권이라고 봤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삼성의 ‘잠자던’ 타선을 깨운 것은 ‘빅 라이언’ 이승엽. 1사 1루에서 이승엽은 왼손 주형광으로부터 중월 2점포를 빼앗으며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켰다.

스미스 김기태 김한수 정경배의 4연속 안타가 ‘봇물처럼’ 터지면서 순식간에 스코어는 5―6 한점차가 됐다.

벤치에서 이를 지켜보던 박석진의 얼굴이 ‘내가 더 던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으로 잔뜩 구겨졌다.

이런 분위기라면 경기가 뒤집히기 십상. 하지만 롯데가 6―5로 이겼다. 삼성의 ‘한계’였다.

7회 4번째 투수로 등판한 롯데 외국인 투수 기론은 2와 3분의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삼성의 막판 추격을 막아냈다.

이로써 한국시리즈 진출팀은 20일 대구에서 열리는 최종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분위기는 ‘지옥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나온 롯데가 상승세지만 선발투수로 봤을 때는 문동환과의 두차례 맞대결에서 승리한 삼성 노장진의 우세.

롯데는 이날 각각 3점홈런과 2점홈런을 날린 중심타자 마해영과 호세의 방망이가 완전히 살아난 게 큰 힘이 됐다.

〈대구〓김상수·전창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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