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건국 50년 변혁 50년]여유와 불안

  • 입력 1999년 9월 29일 19시 31분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시 시청(西城)구에 있는 베이징전람관에서는 22일부터 ‘중국 건국 50주년 성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제목은 ‘찬란한 역정(光輝的歷逞)’. 2만2000㎡(6600평)에 이르는 전시장은 그간의 성과를 나타내는 각종 도표와 그래프로 가득차 있다.

“철강은 15.8만t에서 1억1559만t, 전기는 43억Kwh에서 1조11670Kwh, 식량은 1억1318만t에서 4억9000만t….”

49년과 98년의 생산량을 대비한 막대그래프들이 50년간의 성취를 말해준다. 그 곁에는 국내총생산 수출입총액 공업생산액 등의 변화를 보여주는 곡선들이 하늘로 치솟는다.

평균수명이 35세(49년)에서 70세(98년)로 늘었고 49년 이전에는 옷 한벌을 장만하면 ‘새옷 3년, 헌옷 3년, 기워서 3년’을 입었으나 지금은 연간 5.8벌의 옷과 2.4켤레의 신발을 사고 있다는 소개도 곁들여진다.

모두 갖고 싶어하는 ‘싼다젠(三大件)’이 90년대 초기에는 컬러TV 세탁기 냉장고였으나 이것을 대부분이 갖게 돼 이제는 에어컨 PC 전화로 바뀌었다는 설명도 있다.

요컨대 건국 50년, 개혁개방 20년 사이에 중국은 ‘뽕밭이 푸른 바다로 바뀌는(桑田碧海)’ 큰 변화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50년간의 발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데는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

지난 몇년간의 개혁과 경제 실속(失速)으로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흐른다. 직장에 남은 사람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팡가이(房改·주택개혁) 이가이(醫改·의료개혁) 자오가이(敎改·교육개혁) 등 각종 개혁이 서민부담만 가중시키는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병원에 가도 돈, 학교에 가도 돈”이라고 말하는 저우(周)씨는 “정부가 기존 임대주택을 매입하도록 유도하면서 주택매입금 부담도 매월 500위안(약 6만8000원) 이상 늘었다”고 불평한다.

주룽지(朱鎔基)총리가 강력히 추진해온 국유기업 개혁도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국유기업의 악성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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