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대인관계클리닉]하는일마다 꼬이는데…

  • 입력 1999년 9월 29일 18시 40분


▼문

3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제게는 산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안됩니다. 주위 사람들은 제가 너무 비관적이고 부정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 인생에는 잘 되는 일이라곤 없는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고 능력이 남들보다 모자란 것도 아닌데 하는 일마다 꼬이고 또 매사가 무의미하게 여겨질 뿐입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서울 관훈동에서 한 직장인)

▼답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만성적 우울감이 원인이 아닌가 싶군요. 이런 우울감은 대개 자신에 대한 분노의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먼저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그것을 의식의 표면에서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므로 증상이 심하다고 느껴지면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인생에서 잘 되는 일이라고는 없는 것 같다고 했는데 이 생각도 분명 점검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삶이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생각을 입력해 놓고 무슨 일이든지 그 틀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그것이 부정적으로 입력되어 있는 경우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킵니다. 살다보면 일이 잘 풀리고 행복한 순간이 분명 있는데도 ‘나는 불행한 인간이야. 내 인생은 잘못된 것 투성이야’하고 입력되어 있는 이상 인생에서 좋은 때를 찾기란 어렵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자기 문제로 괴로워하면서도 막상 문제가 해결되는 것에는 몹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자기 연민에 빠져 그 문제를 일이 안 풀리는 데 대한 무의식적 핑계거리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상담하신 분 역시 혹시 그런 함정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원장)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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