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바이코리아컵]부산 "눈물 삼키고 뛰었는데…"

  • 입력 1999년 9월 15일 23시 12분


“승부는 승부일 뿐입니다.”

이회택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15일 프로축구 99바이코리아컵 K리그 부산 대우전을 앞두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은 고 신윤기 부산 감독대행의 발인이 있었던 날. 눈시울이 붉어진 채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하는 부산 선수들이 안쓰러웠지만 그로서도 물러날 여유가 없었다.

팀이 최근 7경기에서 승점 3점밖에 챙기지 못한데다 이날 경기에 패하면 자칫 4강 진출이 흐릿해질 수도 있었던 것. 경기전 장외룡 부산 코치에게 그가 할 수 있었던 말은 “승부는 냉정한 법이다.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 뿐.

결국 전남이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남은 승점 29점으로 단독 3위를 지켰고 지난달 18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3―1로 리드하다 4―3으로 역전패했던 아픈 기억을 털어냈다.

부산은 각오는 비장했지만 몸과 마음이 무거워 발빠른 전남을 당해내기에 역부족이었다.

전남은 전반 4분 상대 페널티지역 정면까지 치고 올라간 김정혁의 센터링을 차귀현이 머리로 받아넣어 선제득점했다.

전남은 38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세자르가 김태영의 패스를 오른발 슛, 추가골을 뽑아내 전반을 2―0으로 앞섰다.

전남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부산 우성용에게 기습적인 한 골을 내주며 주춤했으나 29분 세자르가 김종현의 패스를 결승골로 연결,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적토마’ 고정운(포항스틸러스)은 울산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어시스트 2개를 추가, ‘50골―50도움’ 클럽 개설에 도움 2개만 남겼다.

고정운은 1―2로 뒤지던 후반 19분 정대훈의 동점골을 도운데 이어 3분 뒤 멋진 센터링으로 백승철의 역전골을 이끌었다.

55골―48도움의 고정운은 이날 2골을 보태 98골―47도움을 기록한 울산 김현석에 한발 앞섰다.

포항이 4―3으로 역전승,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이어갔다.

〈광양〓배극인기자·김호성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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