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대인관계클리닉]인생은 긴 여행 여유 가져야

  • 입력 1999년 9월 15일 19시 40분


▼문▼

30대 후반의 직장인입니다. 요즘 여러가지로 힘든 일이 많긴 하지만 자꾸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 괴롭습니다. 그때마다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면서도 순간순간 밀려드는 자살 충동을 이겨내기가 어렵습니다. 언젠가부터 머릿속으로 죽는 방법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 둔촌동에서 한 회사원)

▼답▼

죽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든다는 것은 자신의 내적 조절 능력이 한계에 부닥쳤거나 외부 압력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럴 때 자신이나 외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극대화되고 그것이 우울증을 일으켜 자살에 대한 유혹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성격적으로 지나치게 성취지향적이거나 결과에 연연할 때도 미래가 두렵고 현재의 고통이 계속될 것 같은 공포에 사로잡혀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견디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가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면 작은 조약돌 크기의 스트레스에도 무너져 극단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단 현재의 상황에서 자신을 분리시켜 한걸음 물러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거나 잠시 휴식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남에게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자신이 현실을 극복하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자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때로는 그 자책감이 커져서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보다는 인생을 하나의 긴 여행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오늘 길 떠나서 내가 무엇을 볼 것인가 생각한다면 하루하루 사는 것이 두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인생의 끝에 무엇이 마련되어 있는지 가보고 싶지 않습니까?

양창순(신경정신과원장)www.mine―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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