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클리닉]중2 딸 TV와 연예인에 지나친 몰두

  • 입력 1999년 8월 18일 15시 48분


▼문 ▼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를 두고 있습니다. 아이가 지나치게 텔레비전과 연예인에만 몰두합니다. 요즘은 아예 방학이라 하루종일 텔레비전만 보다가 가수들의 콘서트를 보러가거나 합니다. 뭐라고 하면 상관말라는 식입니다. 게다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수시로 바뀝니다. 아무리 사춘기라지만 너무 변덕스럽고 성격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서울 불광동에서 한 엄마)

▼ 답 ▼

사춘기 아이들이 텔레비전에 집착하고 연예인들에게 열광하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사춘기는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욕구와 그로 인해 생기는 불안이 서로 격렬하게 충돌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시기입니다. 아이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부모 이외의 대상에 몰입하게 마련인데 요즘은 온갖 매체의 영향으로 유명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매스미디어의 영웅이 그 대상이 됩니다.

또한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모든 것을 부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을 대신할 자기 능력이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탓에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열등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이때 유명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좋아하고 나아가 자기와 동일시함으로써 열등감을 보상받습니다. 열등감이 큰 만큼 파워에 대한 열망도 강하므로 자기가 우상화하던 연예인이라도 인기 순위에서 밀리거나 활동이 부진하면 가차없이 돌아서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자기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부모로서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는 심정은 아슬아슬할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간섭하려고 들면 아이들은 필요 이상의 저항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관심사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 www.mind-open.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