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궁금해요/원전연주]작곡가 당대 스타일대로 연주

  • 입력 1999년 8월 11일 18시 33분


◆ 문 ◆

콘서트 기사를 읽다 보면 ‘원전연주’라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작곡가 생전의 악기와 관습에 따라 연주하는 것’이라는 간략한 설명이 붙어있지만 구체적으로 오늘날의 연주와 어떻게 다른 지 궁금해요.(종로구 사직동 윤이영)

◆ 답 ◆

음악 연주의 방법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합니다. 요즘 연주되는 바하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을 바하 자신이 듣는다면 의아하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오늘날에는 바하시대보다 악기의 음높이가 반음 가까이 높아졌고 트릴(떠는 음)등 장식음을 표현하는 방법도 바뀌었으니까요. 원전연주는 이런 변화를 감안해 작곡가 당대의 스타일대로 연주하는 연주법 또는 경향을 뜻합니다.

19세기 중반 서양 악기는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목관악기는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는 대신 복잡한 키 장치로 음높이를 조절하게 됐고 소리도 훨씬 커졌습니다. 금관악기도 피스톤 장치를 이용해 여러가지 음높이를 낼 수 있게 됐죠.현악기의 경우 강철 현을 걸어 크고 강력한 표현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잃은 것도 많습니다. 과거 양창자 현을 건 현악기는 다소 힘없이 들리는 대신 유연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줍니다. 플루트 등 목관악기도 옛 악기는 화려함이 덜한 대신 목가적이고 평화롭지요. 이런 장점이 오늘날에도 원전연주를 찾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