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Science]"2세이하 TV시청은 뇌발달 장애"

  • 입력 1999년 8월 10일 19시 31분


2세 미만의 아동은 절대로 텔레비전을 보아서는 안된다. 또 2세 이상 아동의 침실에 텔레비전 수상기를 놓아두면 안되며, 부모들은 소아과 의사를 찾아갈 때 아이의 병력과 함께 ‘대중매체 접촉 경력’도 제출해야 한다고 미국 소아과 학회가 최근 권고 했다. TV시청이 어린이의 정신적 사회적 육체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권고를 담은 소아과 학회의 보고서 집필자 중 한 사람인 마조리 호건 박사는 TV 시청이 2세 미만의 아동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소아과 학회의 권고는 어린이들의 뇌가 적절히 발달하기 위해 어른들과의 밀접한 상호관계가 필요한데 TV를 시청하는 어린이는 뇌의 발달에 필수적인 다른 자극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소아과 학회는 현재 회원들에게 아동들의 ‘대중매체 접촉 경력’을 적는 양식 샘플을 배포하고 있다. 이 양식에 따르면 의사들은 아동들이 영화 비디오 전자오락 뮤직비디오 인터넷을 접촉한 경력은 물론 라디오와 책을 접한 경력도 적어야 한다.

소아과 학회는 또한 5만5000명의 회원들 중 원하는 사람들에게 대중매체의 건전한 이용방법에 대한 지침을 담은 책자를 나눠주고 있다. 이 책자는 가족들이 무엇을 시청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하고, 부모가 아이들의 TV 시청과 컴퓨터 사용을 감시할 수 있도록 TV와 컴퓨터를 거실에 놓아둘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은 소아과 의사들의 걱정을 인정하면서도 아이가 대중매체로 인해 사회적 정서적 장애를 일으키지 않은 경우에도 임의적인 제한을 가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9세, 7세, 8개월된 세 자녀를 기르고 있는 래리 밀스는 “의사들의 이론은 이해하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위의 두 아이가 TV를 볼 때 막내가 그 근처에서 어른거리는 경우가 흔하지만 그 아이가 TV를 본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두살짜리아들을기르고있는 발레리 바니는 자신의 아들이 PBS에서 방송되는 ‘텔레토비’를 즐겨 본다면서 아이가 TV를 보는 동안 어른이 함께 있다면 별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의 교육 방송 제작자와 언어 병리학자가 개발한 ‘텔레토비’는 미국의 TV프로그램 중에서 3세 이하의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소아과 의사들은 이 프로그램 역시 별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오래 전부터 대중매체가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해온 소아과 학회는 90년에도 어린이들이 하루에 한 두 시간 정도 ‘양질의’ TV프로그램만을 보아야 한다는 권고를 내놓았었다.

비영리 연구 단체인 대중매체와 공공활동 센터의 로버트 리히터 회장은 이번에 소아과 학회가 내놓은 권고에 대해 “의료인들이 사회적 문제를 대중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최근 추세의 일환”이라면서 “아이가 먹는 음식에 신경을 쓰는 만큼 아이가 보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080499hth-children-medi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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