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클리닉]인간관계, 친밀-거리감 균형 필요

입력 1999-08-04 19:42수정 2009-09-2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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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친구 문제로 상의하고 싶습니다. 능력도 있고 인간적 매력도 있는 친구인데 몇 번 남자 관계에 실패한 후 성격이 변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소유욕이 강한 면이 있긴 했지만 요즘에는 자기가 만나자고 전화했을 때 내 사정 때문에 거절하면 못 견뎌 합니다. 최근에는 그 정도가 심해 아무 때나 전화해 나오라고 명령하듯 말하고 거절하면 마구 화를 내고 저를 비난합니다. 그러면 저도 죄책감이 들어 하는 수 없이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게 됩니다.

(서울 중계동에서 한 여성)

▼ 답

사람이면 누구나 극복해야 하는 감정이 외로움과 의존성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적 성숙이 결정됩니다. 그런데 유달리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남에게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정도가 심하면 ‘경계선 인격장애’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남에 대한 평가도 그가 자기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자기에게 잘해 주면 좋은 사람이고 자기 부탁을 하나라도 거절하면 그동안의 호의는 다 잊어버리고 나쁜 사람으로 급전직하 매도합니다.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호오(好惡)의 감정을 오가며 자신을 들볶고 상대방도 힘들게 하면서도 의존성을 떨쳐버리지 못합니다.

상담하신 분의 친구는 이성관계에 실패한 후 만만한 동성친구에게 더욱 매달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불행히도 남의 인생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도 돌봐줄 수도 없습니다. 더구나 죄책감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죄책감은 분노의 감정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순간 그 분노가 폭발하면 친구가 더 싫어질 것입니다.

두 사람을 위해 일정한 선을 긋도록 하십시오. 인간관계가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친밀감과 거리감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양창순 신경정신과원장)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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