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이적, 솔로 첫 음반 내…절제된 가사 감칠맛

입력 1999-08-01 19:21수정 2009-09-23 21:3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가수 이적(25)은 노랫말을 쓰는 솜씨가 돋보인다.

90년대 신세대 가수중 서태지를 빼고 주류 음악계에서 그만큼 가사를 쓰는 가수는 드물다.

그가 쓴 노랫말들은 시적 비유와 재기발랄한 감성, 일상적이고 구어체적인 접근이 특징. 메시지가 있으면서도 결코 무겁거나 구호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절제한다.

보름전 낸 새음반 ‘데드 엔드’의 머릿곡 ‘Rain’이 좋은 예다. 러브 발라드인 이 노래에 ‘사랑’이라는 단어는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오늘도 이 비는 그치지 않아…나에게 마르지 않는 눈물을 남겼네…나의 마음 빈 곳에 너의 이름을 아로 새기네…’(가사 일부)

이적의 말.

“사랑이라는 말을 일부러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은유가 오히려 더 절실한 감정을 담을 수 있거든요.”

또다른 노래 ‘Life on TV’는 이적의 재치를 보여준다. 주제는 ‘TV 키드’의 일상과 비판.

‘모두다 TV속에 살아…인생이 모두 작은 TV속에…나 제발 이런 세상을 벗어나고 싶어…’

그의 음악은 올드 록의 간결한 분위기에다 현대적인 리듬, 우울한 듯하면서도 처지지 않는 멜로디 전개 등 자기만의 빛깔을 갖고 있다. 이번 음반에는 90년대 유행 장르인 테크노 록을 구사하는 한편 ‘비틀스 류’의 단순한 곡구성도 접목시켰다.

95년 래퍼 김진표와 함께 그룹 ‘패닉’으로 데뷔했다. ‘달팽이’ ‘왼손잡이’ 등의 히트곡은 이적이 작사작곡한 작품. 이번에 낸 ‘데드 엔드’는 솔로 첫 음반이다. ‘패닉’의 활동을 지난해 중단하고 “그냥 한번 저질러 보고 싶어서” 냈다. 그의 대답이 늘 이런 식이다. 하긴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이유나 논리를 따지는 일에 질색한다.

데뷔때도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을 2학기 남겨 놓았는데 아직 그대로다. 휴학을 오래한 탓에 제적 통보까지 받았으나 IMF로 학칙이 변경되면서 휴학허용 기간이 늘어나 구제받았다.

그래도 졸업은 안할거냐고 물었더니 “할때 하죠 뭐”라고 말했다.

〈허 엽기자〉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