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YS에게 묻는다

동아일보 입력 1999-07-26 18:33수정 2009-09-2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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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어제 실질적인 정치복귀 선언을 했다. YS는 자신이 다시 나서게 된 이유로서 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정권이 “국민에게 공약한 내각제 개헌 약속을 파기한 데 그치지 않고 임기말 내각제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YS는 또 “김대중정권은 악취나는 부정부패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고, 이는 현정권이 장기집권에 집착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신은 내각제 개헌 약속대로라면 올해말까지인 “김대중씨의 정치적 임기만료와 더불어 국가를 바로세우기 위한 투쟁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를 우선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YS의 이러한 주장을 과연 현정권이 철저하게 부정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국민 중 상당수가 YS 주장의 일정부분에나마 공감한다면 이는 현정권이 자초한 것으로 그 책임도 현정권에 있다는 것을 먼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YS의 정치복귀와 95년 DJ의 정계복귀가 특정지역과 외곽조직(YS〓민주산악회 DJ〓아태재단)을 기반으로 하고, 그 명분으로 상대의 독재와 야당의 무능을 내세우는 등 거의 흡사하다는 점도 반복되는‘3김정치’의 행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YS의 정치복귀와 관련해 세가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 YS는 스스로 국가를 바로세우기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그 역할을 과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을 수 있다고 보는가. 비록 내외의 구조적 요인이 있었다고는 해도 YS는 당시 대통령으로서 IMF위기에 대한 총체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여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어떤 명분으로든 YS 자신이 투쟁 일선에 나서는 것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YS의 정치복귀가 과연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YS의 정치복귀는 필연적으로 현재의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한층 고착화시킬 것이다. 이에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전대통령그룹까지 끼어든다면 지역을 볼모로 한 정치는 실로 나라를 갈가리 찢어놓을지도 모른다.

셋째, YS의 정치복귀는 결국 ‘3김시대’의 영속화를 꾀하는 게 아닌가. 명분으로는‘DJ독재 타도’를 내세우나 실질적인 목표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권력 나눠먹기에 있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후(後)3김시대’를 지속시키려는 3김의 정치적 이해와 맞아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상에서 얻어진 우리의 결론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YS의 정치복귀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21세기 새로운 천년의 시대에까지 ‘3김시대’가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또 그렇게 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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