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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오스틴파워」/웃음에 성역은 없다!

입력 1999-07-15 18:44업데이트 2009-09-2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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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스타워즈:에피소드Ⅰ’을 개봉 3주만에 흥행순위 1위에서 끌어내려 화제가 됐던 영화 ‘오스틴 파워’가 24일 국내 개봉된다.

‘오스틴 파워’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구석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엎치락뒤치락 난장판 코미디. 성(性)에 대한 온갖 개그, 항문과 배설물을 둘러싼 적나라한 ‘화장실 유머’들이 질펀하게 쏟아진다. 넌더리가 날 정도로 유치하지만 웃음을 참을 수 없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악당인 이블 박사와 첩보요원 오스틴, 뚱보 괴한까지 1인3역을 해낸 마이크 마이어스는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바보짓을 할 태세가 되어있는 듯하다.

관객에 따라 이 영화는 천박한 코미디일 수도 있고 재기 번뜩이는 기발한 농담이 될 수도 있다. 그 차이는 관객이 저속한 유머를 킬킬거리며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이 영화가 패러디한 미국 대중문화에 얼마나 익숙한가에 달려 있다. 예컨대 ‘스타워즈’의 악한 다스베이더가 주인공 루크에게 자신이 아버지임을 밝히는 장면을 흉내낸 대목은 포복절도할 정도이지만 ‘스타워즈’3부작을 안본 관객은 도대체 남들이 왜 웃는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주류 대중문화와 권위에 대한 끝없는 조롱은 뒤죽박죽 정신없는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일관된 것이다. 덜 떨어진 등장인물들은 대통령과 스타를 비웃고 미국 저질 쇼프로의 대명사인 ‘제리 스프링어쇼’에 빗대어 미디어를 공격한다. 급기야 주인공 오스틴은 캘리포니아에서 촬영한 영화속 런던 외곽장면에서 “런던이 남부 캘리포니아같으니 놀랍군”하고 이죽거리며 영화 자체를 조롱한다. 농담도 이쯤하면 기가 막힐 법하지 않은가.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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