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충무로-할리우드「여름대목」접전

  • 입력 1999년 6월 24일 20시 15분


올 여름 극장가가 뜨겁다. 26일 맞붙는 ‘스타워즈 에피소드Ⅰ:보이지 않는 위험’과 ‘이재수의 난’ 개봉을 시작으로 연중 최대의 성수기인 여름 시즌이 열린다.

여름 성수기는 극장가 최대 고객인 대학생의 방학과 함께 시작되고 개학과 함께 끝난다. 지난해에도 대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된 6월 네째 주말인 27일 ‘고질라’가 개봉되면서 여름 성수기의 막이 올랐다.

◆외화◆

지난해 6월 넷째주∼8월말까지 서울에서 40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았던 할리우드영화는 ‘고질라’ ‘아마겟돈’ ‘뮬란’ ‘리쎌웨폰4’ 등 4편. 미국에서도 모두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던 흥행작이다.

미국 개봉수익 1억달러〓서울관객 40만명. 이 등식이 성립한다면 올해 서울관객 40만명을 넘을 영화들이 줄을 섰다. 이미 ‘스타워즈’ ‘오스틴 파워’ ‘미이라’ ‘애널라이즈 디스’ 등 4편이 미국에서 개봉, 1억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렸기 때문.

또 개봉 한주밖에 안됐는데도 벌써 흥행수익이 3400만달러를 넘은 애니메이션 ‘타잔’, 역대 로맨틱 코미디중 개봉 첫주 최고 수익(2780만달러)을 기록한 ‘노팅 힐’도 흥행수익 1억달러를 넘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맨 인 블랙’의 배리 소넨필드 감독과 윌 스미스가 다시 손을 잡은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는 미국서 아직 개봉전이지만 ‘맨 인 블랙’을 능가하는 대형 영화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스타워즈’는 미국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국내에서는 2년전 ‘스타워즈’3부작이 재개봉됐을 때도 관객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또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는 미국인에게 친숙한 TV시리즈가 원작이며 코미디인 ‘오스틴 파워’에서는 미국적인 개그와 말장난이 넘쳐난다. 이때문에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흥행이 가능할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적지않다.

◆한국영화◆

여름 개봉을 기피해왔던 한국영화들도 올 여름에는 잇따라 극장에 들어선다.

지난해 여름시즌에 개봉된 대형 한국영화는 서울에서 41만9000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던 ‘퇴마록’뿐. 그러나 올에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자귀모’ ‘유령’ 등 3편의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코믹한 이미지의 박중훈이 형사로, ‘부드러운 남자’ 안성기가 범죄자로 변신하는 액션영화다. 또 ‘자귀모’와 ‘유령’은 3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들였고 특수효과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대규모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자귀모’를 배급하는 시네마서비스의 강우석 감독은 “여름 성수기를 포기하면 영화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제 한국영화도 성수기에 할리우드와 승부를 벌이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다”고 말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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