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사이버 커플매니저 김수화씨

  • 입력 1999년 6월 21일 19시 32분


‘사랑의 다리를 이어주는 사이버 천사.’

결혼정보회사인 ㈜선우의 김수화(21·여)씨는 국내 최초의 ‘사이버 커플매니저’.

‘커플매니저’는 보통 전화상담을 통해 청춘남녀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반면 사이버 커플매니저는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E메일과 PC통신 채팅을 이용해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는 신종 직업. 활달하면서 편한 성격은 기본이며 일류 사이버 커플매니저로 성공하려면 뛰어난 기억력과 수준급의 컴퓨터 조작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 한양여전 전산학과를 졸업한 뒤 선우에 입사한 김씨는 입사직후인 8월 국내 최초의 사이버 커플매니저가 됐다. 대학시절 미팅 주선을 취미로 삼을 만큼 주위에 ‘아는’ 사람이 많은데다 전산학과를 졸업해 사이버 커플매니저로서는 안성맞춤이었던 것.

김씨가 하루에 받는 E메일은 평균 20∼30통. PC통신에 게재된 남녀 회원의 사진을 보고 데이트를 신청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남성들이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원하는 이상형을 선택해 데이트를 신청하는 적극적인 여성들도 전체 신청자의 15% 정도 됩니다.”

김씨의 역할은 E메일을 보낸 구애자의 신원을 확인한 뒤 ‘선택된’ 회원에게 의사를 타진하는 일. 주민등록등본 재직증명서 공무원증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장난스러운 만남은 이뤄지기 어렵다. PC통신에 연결중인 회원에게는 채팅으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E메일로 연락한다.

지금까지 김씨가 처리한 프로포즈 E메일은 2000여통. 이중 17쌍이 결혼에 성공했다. 김씨는 “이용자수가 많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환히 웃었다.02―747―0313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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