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현대 정민태, 다승 공동선두 복귀

  • 입력 1999년 6월 15일 00시 17분


14일 잠실구장. 현대 정민태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서려있었다.

그것은 선발 맞대결 상대가 두산 2년생 왼손 투수 이혜천이었기 때문.

만 20세의 이혜천은 데뷔 첫해인 지난해에만 해도 1승도 올리지 못한 무명.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시즌초 삼성 이승엽에게 6타수 무안타에 삼진 5개를 안겼던 그는 10일 마산 롯데전에선 박정태의 연속경기 안타를 31경기에서 끝냈다. 또 주형광과의 선발 맞대결에서도 완봉승을 거뒀다. 한마디로 ‘스타 킬러’.

경기 초반은 정민태가 몰리는 분위기. 두산은 4회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정민태를 상대로 1점을 먼저 뽑았고 전날까지 4연승 행진중이던 이혜천은 5회까지 3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계속했다.

그러나 역시 정민태는 국내 최고의 오른손 에이스. 6회 박재홍의 3루타에 이은 피어슨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이 되자 정민태는 더욱 힘을 내기 시작했다.

반면 이혜천은 7회 1사후 박진만의 단타성 타구를 중견수 정수근이 3루타로 만들어준 뒤 갑자기 흔들렸고 내야진의 잇따른 실책이 겹치자 보크까지 범하며 자멸했다.

결국 8안타 3실점 완투승을 거둔 정민태는 주형광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9승)에 오르며 선배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편 삼성은 임창용을 내세워 쌍방울과의 난타전을 8―7로 승리해 7연승에서 멈춘 LG를 제치고 하루만에 매직리그 선두에 복귀했다. 광주에선 해태가 연장 10회 7년생 후보 포수 김지영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롯데에 7―6으로 역전승했다.

〈장환수·전 창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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