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상훈/「386세대 주역」 신선한 변신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27분


80년대 반독재 정권타도 투쟁과 통일운동을 이끌었던 학생운동 지도자들이 다시 뭉쳐 사회개혁운동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전대협 1∼3기 의장을 지냈던 이인영(李仁榮·35) 오영식(34) 임종석(任鍾晳·33)씨와 전연세대총학생회장 우상호(禹相虎·37)씨, 그리고 한총련 1기의장 김재용(金在容·31)씨 등 10여명은 ‘일상에서부터의 개혁운동’을 표방하며 이번 주말 ‘한국청년연합회(KYC)’를 창립한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이 밝히고 있는 향후 활동방향은 △자원봉사운동 △좋은 친구 만들기 운동 △재테크강좌 △영호남화합운동 등이다. 대부분 옥살이까지 겪었던 그들의 경력과 ‘어울리지 않게’ 소박하기까지 하다. 이들은 “사회현장은 급변하는데 정작 그 현장에 시민운동은 없다”며 가족 등 가장 작은 단위에서부터 사회개혁운동이 확산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들은 물론 통일운동과 부패방지운동, 반민주악법 철폐운동 등에도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지만 주 활동영역은 역시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사회개혁운동이다.

이들의 이같은 변신 시도는 일단 신선한 느낌을 주고 있다. 지난날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항거하던 그 정열과 용기가 이제 사회 속에서 어떻게 형상화되어 나타날지도 관심거리다.

그러나 이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하나같이 강성이며 투쟁적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이념이 오늘의 현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학번이며 현재 30대인 소위 ‘386세대’의 리더격이기도 하다. 많은 386세대가 애정을 가지고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의 모임이 시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는 사회단체로 성숙하기를 기대한다.

김상훈<사회부>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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