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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7일 1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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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를 두고 구태의연한 정치판 싸움에 ‘신종무기’가 등장했다고 비꼬았다.
서방사회에서도 계란투척과 같은 사건은 자주 일어난다. 그러나 오물은 그들 눈에 ‘신종무기’로 보일만도 하다.
▽오물투척은 그 대상의 ‘더럽고 부정한 행위’를 부각시키려 할 경우 계란투척보다 더 인상적일 수 있다. 6일 광주 5·18묘역의 한 행사에 참석한 한화갑(韓和甲)국민회의 의원이 그같은 오물세례를 받았다.
오물을 투척한 사람은 “현정부가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 등 5·18가해자와 손잡는 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5공세력에 대한 현정권의 ‘더럽고 부정한 행위’를 규탄한다는 의미다.
▽그같은 투척행위 자체는 비열한 폭력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최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 대한 계란투척도 그런 의미에서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두사건 모두 사건 발생의 배경을 생각하면 다른 한편으로 착잡한 심정에 잠기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수도 없이 되묻는 말이지만, 광주항쟁의 근본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가. 어떻게 해서 그런 사람들이 더 활보하는 세상이 됐는가. 이 보다 더 심기를 건드리는 일은 현 정권의 태도일 것이다.
아무리 동서화합의 명분을 내건다 해도 전두환전대통령의 행차에 국민회의 간부들이 뒷줄 서는 모습은 광주 피해자들의 분노를 사고도 남을 일임에 틀림없다.
〈남찬순 논설위원〉chans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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