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벨기에戰서 「고질병」수비불안 또 드러내

  • 입력 1999년 6월 6일 17시 32분


‘수비 불안’.

한국축구에 망령처럼 붙어다니는 단어.

5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벨기에대표팀과의 친선경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은 경기 내내 상대의 날카로운 측면돌파에 구멍이 숭숭 뚫렸고 거친 플레이에 같이 흥분하다 1대2로 패했다.역대 상대전적 1무2패.

한국축구는 왜 수비가 약할까.대책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한국축구 풍토에서는 대형수비수가 나오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나아가“한국축구의 고질병인 수비 불안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2002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허정무대표팀감독도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신문선 MBC해설위원은 “한국 수비수는 모두 공격수 출신”이라며 “수비수들이 공격 지향적이다보니 약한 팀을 상대로는 대량득점이 가능하지만 강한 팀을 만났을 때는 어이없이 무너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70년대 유행했던 토털사커가 한국에 상륙할때 공격 위주로 잘못 해석된 것 같다”며 “수비수는 항상 선수비 후공격이라는 명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만희 전북 다이노스 감독은 “한국축구는 현재 수비 선수층이 바닥난 상태”라며 “좋은 수비수는 침착성뿐만 아니라 슈팅 태클 스피드 지구력 등 공격수보다 오히려 종합적인 기술을 갖춰야 하는 만큼 체계적인 육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곽성호 KBS해설위원은 “공격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현실에도 책임이 있다”며 “이제는 좋은 수비수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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