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Technology]Y2K 실제상황때 대응책은?

  • 입력 1999년 5월 30일 20시 12분


미국의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그동안 Y2K 문제의 해결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다가 이제는 Y2K로 인한 혼란의 대비책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보완함으로써 Y2K로 인한 혼란을 예방하는데 중점을 두던 이들이 Y2K로 인한 문제들 중 일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인텔사는 예를 들어 중요한 원자재 동력 전화 서비스 등을 공급해주는 업체들에 Y2K 대비 훈련과 컴퓨터 테스트 등을 제공해주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동력 공급이 중단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보조 발전기를 준비하는 한편 재료 및 기기 공급업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들을 대신할 다른 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또 수도와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들은 신년 휴가동안 당직을 서게 될 현장 직원들에게 무선통신을 비롯한 보조 통신 시스템 사용법을 훈련시켰다. 이는 중요한 자료를 지휘 센터에 자동으로 전달해주는 컴퓨터의 작동이 중지되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기업들이 제출하는 분기별 보고서에 Y2K로 인한 혼란 대비책을 포함시키도록 했다. 이 보고서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1월1일을 전후한 몇 주 동안 평소 때보다 더 많은 직원을 사무실에 배치, 만일의 경우 컴퓨터 대신 수작업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Y2K로 인해 중대한 혼란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점점 커감에 따라 돈이 많이 드는 대비책은 외면을 당하는 경향이 있다. 자문회사인 가트너 그룹은 전세계적으로 Y2K 해결을 위한 소프트웨어 보완과 테스트에 할당된 수천억 달러의 예산 중 혼란 대비책에 쓰이는 돈은 10∼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인텔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기업과 자치단체들은 자신들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보다 재료 공급업체나 교통 통신망 등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를 더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대기업은 컴퓨터의 작동 중단이나 자연재해를 우려해 세워놓았던 계획을 기반으로 Y2K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기존의 일정을 일부 변경하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워싱턴주는 예를 들어 12월에 주방위군 병력의 약 절반인 3천명을 동원해 수도나 전기공급이 끊길 경우, 또는 시민들이 소요를 일으킬 경우에 대비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Y2K로 인해 혼란이 발생하는 경우에 재해로 인한 혼란 보다 훨씬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Y2K 혼란 대비책은 보다 복잡하고 자세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기업들은 자신들이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보조장치가 동이 날 경우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해두어야 한다. 세계 최대의 이동 발전기 대여 회사인 아그레코의 미국 마케팅 담당인 마크 콘래드는 모든 기업이 발전기를 빌리려 할 경우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 기술 컨설턴트인 하워드 루빈은 은행과 원거리 통신회사들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2000년 1월1일에 조금만 이상이 나타나도 이들 회사에는 소비자들의 전화가 빗발칠 가능성이 큰데 이때 근무하는 직원의 숫자가 적어서 통화를 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은 쉽게 공황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가트너 그룹의 루이스 마코치오는 이밖에도 Y2K 혼란 대비책이 신년 첫주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트너 그룹은 신년 첫 주에 발생하는 소프트웨어 작동불능 사태는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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