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미로프교수 『美, 총기난사사건 「병적 미움」 원인』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14분


『최근 미국의 고교생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사건은 인간의 공격성이 극대화된 ‘병적 미움’이 빚어낸 사건입니다. 한국에 집단따돌림(왕따) 현상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총기난사사건과 본질적으로 같은 것입니다.』

정신분석학 권위자인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의대 로버트 네미로프 교수(62)가 최근 한국정신분석학회 초청으로 내한해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인간의 ‘공격성과 병적인 미움’에 대해 강연했다.

네미로프교수는 “누구나 공격성을 갖고 있지만 어릴 때 부모나 형제로부터 정신적 상처를 받은 사람의 경우 공격성이 병적 미움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약점이 많고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남에게 너그럽지 못하고 공격적이 된다”면서 “이들은 열등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병적 미움’은 지속적으로 미워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병적미움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피부색 또는 종교 등에서 절대우월하다는 식으로 극대화하거나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증오의 대상은 완벽하게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네미로프교수는 “남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는 ‘톨레랑스(허용)’의 정신을 익히면 남에 대한 공격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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