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유상오/양재천에 자전거도로 만들자

  • 입력 1999년 4월 21일 19시 24분


여의도광장이 공원으로 바뀐 후 서울에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아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의도광장의 대안으로 양재천 제방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하라고 서울시와 경기 과천시에 제안하고 싶다.

양재천은 도시성과 자연성 그리고 친수(親水) 환경을 가진 하천이다. 양재천 16㎞에 자전거도로를 만들면 서울과 과천시민들이 도심과 자연을 즐거운 마음으로 오갈 수 있다. 약 1시간 정도면 고층빌딩이 늘어선 한강변(삼성동)에서 등산의 명소인 청계산 관악산까지 닿을 수 있다.

서울올림픽스타디움, 양재시민의 숲, 과천 경마장, 서울 대공원, 국립미술관 등 여러 문화시설이 하천변에 흩어져 있다. 시민들은 자전거를 타며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양재천을 잘 정비하면 서울 남부의 새로운 명소가 탄생하는 셈이다.

현재 강남구 구간은 정비됐으나 서초구와 과천시 구간은 정비가 안돼 도시경관과 환경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자전거는 녹색교통수단으로 대기환경을 보호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외화를 절약하는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양재천에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것에 대해 시민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양재천 주변 주민 5백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88%가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데 찬성했다.

필자는 그동안 녹색연합 녹색소비자연대 경실련 등에서 양재천 자전거도로에 관한 주제발표를 했고 신문 방송에도 여러차례 나갔다. 이 사업이 이루어지려면 시민 전문가 시민단체의 참여와 연대가 필요하다. 또 과천시와 서울시의 상호이해와 공조가 요구된다.

앞으로 양재천과 같은 도시 공간을 방치하지 말고 녹색 명소로 가꿔나간다면 좁은 국토에서나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유상오 (대한주택공사 도시정비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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