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선대인/폴 송회장의 「직원존중 경영論」

  • 입력 1999년 3월 11일 19시 25분


폴 송의 강연이 화제를 낳고 있다. ‘한인(韓人) 빌 게이츠’로 불리는 미국 애리스(Aris)사의 폴 송(한국명 송영욱·35)회장.

그는 9일 고려대에서 ‘격동기에 기회를 잡아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애리스사는 지난해 미국에서 ‘초고속 성장 1백대 기업’중 41위로 꼽힌 정보컨설팅업체. 이날 강연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사람’에 관한 그의 신념이었다.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사람기술(People Skills)’입니다.”

그는 경영자는 먼저 직원들을 공동운명체로 대우하는 자세를 갖추어 그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일에 참여하도록 해야 하며 이는 그 어떤 ‘비즈니스기술’보다도 중요한 경영자의 ‘기본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회사주가가 6개월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그동안 일군 성공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사원들의 능력과 유대관계를 볼 때 ‘내면적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단돈 1천달러와 전화기 한대로 출발했으나 9년만에 매출액 5천만달러,직원 9백명의 회사를 일궈낸 가장 미국적인 경영인 폴 송.

그의 경영철학이 뒤늦게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그가 제시한 위기탈출과 성공의 비결이 우리 모두가 알고는 있으나 잊고 있었던 평범한 진리를 일깨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국 경영은 사람을 존중하는데서 출발하며 그 길만이 직원들로부터 최대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길이라는 충고이기도 하다.

그는 강연도중 국내 기업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강연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하에서 구조조정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기업과 근로자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선대인<사회부>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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