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유승숙/『오빠,부도-투병 이기고 파이팅』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22분


오빠, 한동안 잘 나가던 사업이 경제난의 여파로 부도났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오빠가 불쌍해 며칠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기도 했는데 남편도 충격이 컸던 모양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사업실패로 부모님 집까지 저당 잡히고 작은 집으로 쫓기듯 이사를 갈 수밖에 없어 어머니와 함께 한없이 울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오빠가 신장이식 수술까지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안좋아 걱정입니다. 그러나 올케가 자신의 신장을 오빠에게 떼줬다는 말을 듣고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났습니다.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신장이식을 결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다행히 부부의 신장조직이 맞는 것도 하늘이 돕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오빠의 일을 계기로 형제끼리 서로 돕고 아끼는 우애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도 무엇보다 소중한 교훈이라고 확신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만나 길을 돌아가기도 하는 법 아닐까요. 한번쯤 여유를 갖고 재충전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보았으면 합니다.

얼마전 남편이 오빠에게 준다며 ‘도 닦는 법’이란 책을 사왔더군요. 그동안 정신없이 사느라 책 한권 읽을 여유도 없었을텐데 인생도 생각해 보고 마음을 넓히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금은 비록 경제적으로 힘들고 몸도 아프지만 이 시련 뒤에는 반드시 밝은 햇빛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오빠, 빨리 건강 회복하시고 힘내세요.

유승숙(주부·서울 노원구 중계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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