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용수-이강철『한 10억 불러봐?』

  • 입력 1999년 1월 6일 19시 51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 시즌 종료 후부터 자유계약선수(FA)제도를 전면 실시키로 함에 따라 국내프로야구에서도 천문학적 거액을 받는 다년계약선수가 곧 탄생할 전망이다.

현역 최고령선수 김용수(39·LG)가 첫번째 주인공. 이미 LG구단과 2년계약에 합의한 그는 연봉총액과 성적에 따른 옵션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선발로 뛸 경우 2억8천만원, 작년 시즌처럼 마무리를 겸할 경우 3억원을 받아야 한다는 김용수의 주장에 구단에서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 구단은 경기수나 이닝수, 승리나 세이브수에 따른 옵션에서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않을 방침이어서 계약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김용수 외에 올시즌이 끝나는 대로 FA자격을 취득하는 이강철(해태)도 다년계약에 욕심을 내고 있다.

89년 입단해 10년연속 두자릿수 승수의 금자탑을 쌓은 그의 작년 연봉은 1억1천5백만원. 그는 올해 구단에서 1년계약을 하겠다는 방침을 전해 듣고는 연봉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힘겨루기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그는 또 작년 1억4천만원을 받았던 양준혁이 해태 입단을 결심함에 따라 팀내 최고 연봉선수의 자존심을 양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올시즌이 끝나는 대로 해외진출 자격인 7시즌을 채우게 되는 이대진(해태)과 정민철(한화)도 ‘태풍의 눈’.

그러나 타자쪽에선 다년계약의 움직임이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김경기(현대) 장종훈(한화) 김동수(LG)가 올겨울 FA의 조건인 10시즌을 채우게 되지만 김경기가 6일 1억5백만원에, 장종훈이 작년말 9천1백만원에 이미 계약을 끝낸 상태.

8개 구단은 FA제도의 시행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미국처럼 선수가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경우 메이저리그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이중계약체제가 확립돼야 한다”고 입을 맞추고 있어 다년계약은 올시즌이 끝나봐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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