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천년전에 인류 역사상 불가사의중 하나로 꼽히는 피라미드를 만든 것도, 이집트 남부 룩소르에 산재한 무덤들속의 벽화에서 나타내려고 했던 것도 모두 내세관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같은 고대 이집트인의 내세관은 현대인의 삶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문지기는 60세 남짓한 노인이다. 그는 결혼하여 자녀들도 있지만 평생을 문지기로서 살아 왔다.
그런데 그는 남보다 잘 살려는 욕심이 별로 없어 보인다. 수입이라곤 아파트 주민들이 세차비조로 주는 약간의 팁이 전부다. 숙식은 아파트 건물 외곽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해결한다. 그러니 생활이 풍족할 수 없다. 인간이기에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이 당연할텐데 그는 지금의 생활에 큰 불만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현세의 짧은 삶을 조용히 보내고 대신 더 긴 내세의 삶을 기다리는 것 같다.
인구 6천만명이 넘는 이집트의 빈부차는 큰 편이다. 그러나 다수의 서민들로부터 내가 받은 인상은 잘 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현세의 삶을 큰 불평불만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
하루하루를 여유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을 돌아보면 때로 그들의 삶의 자세가 부럽기도 하다.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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