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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월 5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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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남궁원(예명)의 아들 홍정욱(洪政旭·29)씨가 5일 오후 서울 한 교회에서 미모의 전문직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는 미 컬럼비아대에서 프랑스미술사를 전공한 뒤 현재 뉴욕 화랑에서 큐레이터(전시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손정희(孫貞姬·25)씨.현대중공업 사장을 지낸 손명원(孫明源)맥슨전자사장의막내딸로 손원일(孫元一)전국방장관이 친할아버지, 김동조(金東祚)전외무장관이 외할아버지인 명문가의 재원(才媛)이다.
하버드대 졸업이후 중국 베이징(北京)대학원과 미 스탠퍼드대 법과대학원에서 공부한 홍씨는 현재 미국 투자은행 리만 브러더스의 인수합병(M&A)전문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일주일에 90시간 이상을 일해요. 기업 근무경험이 없어 동료들이 한시간에 해결할 일을 서너시간이나 해야 하거든요. 매일매일 도전하는 생활입니다.”
그의 사무실은 뉴욕 맨해튼 세계금융센터 18층. 일에 매달리다보면 사무실밖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는 것조차 싫어질 때가 있을 정도.
두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95년 여름. 홍씨가 중국에서 귀국해 서울 청담동에 잠시 문을 열었던 재즈클럽 카멜럿에서였다.
“그토록 자신감 넘치는 미인은 처음이었어요. 함께 있던 음악감독과 인테리어디자이너에게 ‘반드시 저사람과 결혼하겠다’고 다짐했죠.”
매사 자신만만했던 그는 요즘 ‘겸손의 미덕’을 배워가고 있다. 스탠퍼드대 법과대학원에서 만난 한 동료를 통해서였다.
“솔직히 그동안 제가 이룬 성취에 대해 ‘내가 잘나고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 자부했었습니다. 하지만 소년가장으로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룸메이트와 2년간 생활하면서 ‘오늘의 홍정욱은 나의 노력보다는 넉넉한 가정 환경과 주변의 성원덕분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결혼후 사흘만에 신혼여행도 없이 월스트리트의 ‘정글’속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는 어떤 미래를 설계하고 있을까.
“홍콩사무소로 옮겨 2, 3년간 더 업무를 익힌 뒤에 귀국할 작정입니다. 일과 사랑 그리고 부모에 대한 효도 등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