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초등학생서 할머니까지 “여성모니터 나도 할수있다”

  • 입력 1998년 12월 28일 19시 38분


식품업체나 유통업체의 여성 모니터요원 선발에 주부층은 물론 여대생 등 고학력 여성이 대거 몰리고 있다.

약간의 수당을 받고 신제품에 대한 품평회나 설문조사 제품홍보 등을 담당하는 모니터요원은 보통 여가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주부층이 대부분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어려운 경제환경과 취직난으로 일거리를 구하는 여성이 대폭 늘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찾는 여대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여기에다 어려운 가계에 보탬이 되려는 주부들의 관심도 늘어 응모창구는 연일 인산인해.

이달초 30명의 모니터요원을 선발한 롯데제과에는 3백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중 10명을 선발한 여대생 모집에는 명문대 출신을 포함해 1백여명의 지원자가 응모, 평소보다 서류심사 및 면접을 까다롭게 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 40명의 모니터요원을 뽑는 해태제과에는 22일 모집광고가 나간 후 매일 2백여통의 문의전화가 쇄도, 정상업무가 힘들 정도. 여대생이나 주부층은 물론 60세가 넘은 할머니와 초등학생들까지 ‘나도 할 수 있다’며 전화를 걸어와 모니터요원모집의 취지를 설명하며 설득시키느라 관계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백화점이나 기타 식품업체의 모니터요원 모집도 예년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인원이 몰리는 등 비슷한 양상. 해태제과 관계자는 “지원자가 예상보다 많아 안심이 되지만 나이어린 초등학생의 문의전화까지 받다보면 우리 경제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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